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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드라마반 후기, 그 두 번째] 연기는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 관리자 (voice21)
  • 2022-11-29 2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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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오디오북드라마반의 두 번째 수업, 장면 연습입니다.

본격적으로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수업입니다. 몸이 굳어 있으면 소리도 함께 굳는 법이기에 모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합니다. 어깨와 목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눌러주며 굳은 근육들을 풀어주었습니다. 얼굴과 입 근육, 혀도 마찬가지로 여러 방향으로 움직여 자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목소리 연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의 몰입을 위해 의자 배치를 바꿔 구조를 택시 내부처럼 만들었습니다. 택시 운전사가 뒤를 향해 말하는 것, 손님이 앞 좌석을 향해 말하는 것 등 시선의 방향이나 거리감이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저 대본을 뚫어져라 보고 읽는 것보다 훨씬 생동감 있는 연기가 나오겠죠.

선생님의 지도 아래 본격적으로 연습이 시작됩니다.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는 택시 운전사 역의 대사가 가장 먼저 나옵니다.

첫 장면, 첫 대사

 

 

"어머니, 오늘 제가 일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어요?"

첫 장면의 첫 대사는 중요합니다. 연기하는 캐릭터가 어떤 성격인지, 지금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지, 작품의 분위기는 어떤지, 전부를 이끌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첫 대사를 망친다면, 연기하는 성우 본인도 이후 연기에 집중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이 첫 대사만 아주 길게 연습했습니다.

첫 장면만이 아닌 작품 전체를 보고 대사를 어떻게 뱉을지 고민합니다.

이후 택시 운전사의 대사를 보면 어머니와의 관계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너무 화를 내면 이후 그 장면이 많이 어색해지겠죠. 그렇다고 너무 웃으며 조심스러워만 해도 안됩니다. 일을 하는데 계속 같은 이야기로 쪼는 어머니가 달갑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하는 말이라는 것도 고려를 해야겠죠. 한참을 고민하고 대사를 고쳐서야 첫 대사가 완성되었습니다.

 

연기의 타이밍

 

연기의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택시 기사가 한창 노래를 하는 도중 손님이 택시에 타는 장면이 있습니다. 손님은 언제 택시에 타야 할까요?

택시 기사가 가볍게 흥얼거릴 때 타면, 기사는 전혀 당황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슷한 분위기에, 크지 않은 리액션. 재미가 반감되겠죠. 그럼, 노래에 집중해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탄다면? 기사의 민망함과 분위기의 반전이 청자에게 재미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이것이 타이밍의 중요성입니다.

이 절묘한 타이밍을 위해 우리는 서로 노래의 절정이 언제인지 말해주고, 언제 택시에 탈 것인지 약속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대사

 

 

"어떻게 대사를 해야 글자를 읽는 것처럼 들리지 않을까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대사가 자연스럽게 들려야 청자가 집중할 수 있겠죠. 선생님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지금 나한테 하는 것처럼 말하면 돼요."

편한 톤으로 자신에게 말하듯이 하라는 선생님.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내가 갖고 있던 매력적인 목소리와 톤, 감정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연기는 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이기에, 내가 말하는 그대로 말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각자 말하는 뉘앙스나 톤은 다릅니다. 그렇기에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면 어색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내가 말할 때처럼 그대로 말하고, 택시 기사의 '귀찮다'라는 상태를 입히는 연습을 합니다. 그냥 툭 말을 던지고, 거기에 나의 귀찮다는 감정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가 연기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어떤 목소리인지, 어떤 감정으로 시작했는지에 따라 연기의 흐름과 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대본 한 줄 한 줄을 읽으며 감정을 읽어내고 자신을 담아 말을 지면에서 떼어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다음 주는 유난히 남자 독백이 많은 대본을 위해, 기사의 독백 부분을 먼저 녹음해 볼 것입니다. 긴 대사를 한 번에 하는 것은 힘들기도 하거니와, 청자가 들으며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막기 위해 독백의 긴 대사에 어떤 변화를 줄지,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녹음하며 고민해 보고, 그 후에 본 녹음에 들어갈 것입니다. 오디오 드라마가, 호흡 연기가, 말하는 것이 어색했던 사람들이 이 수업을 통해 어떻게 변화될지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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